
"선선한 가을 바람이 머무는 저녁, 온통 연극으로 물드는
싱그러운 축제의 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지난 10월 24일(토), 성북구청 바람마당 야외 무대에서 펼쳐진 ‘제13회 성북연극페스티벌(SEONGBUK THEATER FESTIVAL)’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2013년에 시작되어 13회를 맞이한 성북연극페스티벌은 성북연극협회가 주최하고 성북구가 후원하는 축제로, 무대와 객석의 벽을 허물고 주민들과 가까이서 호흡하는 성북구의 대표 야외 연극 축제입니다.
사실 2주 전 대학로 연극축제에서 길거리 인형극을 봤을 때 시시했던 기억이 있어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찾았지만, 이번 페스티벌은 게임이나 유튜브보다 훨씬 생생하고 가슴 두근거리는 감동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대본 낭독부터 화려한 무대까지… 4색(色) 공연의 매력
흐리고 쌀쌀한 날씨 속에서 오후 4시 공연이 시작될 무렵, 마이크 테스트 소리와 함께 하나둘 모여든 관객들로 야외 객석이 채워졌습니다.
이날은 총 4편의 다채로운 작품이 이어졌습니다.

1. 극단 보다 <성 밖 동네 이야기> 16:00 (러닝타임 30분)
출연: 박천재, 김태미, 김채은, 이도훈, 이민하
스태프: 극작 이민하, 연출 이현주
주요내용 : 한양도성 북쪽 삼선교 주변, 연이은 흉작과 괴이한 일로 불안에 떨던 마을 주민들은 이 모든 재앙이 ‘돌곶이 마을’ 도깨비들의 짓이라 오해한다. 이윽고 인간과 도깨비의 벽이 허물어지고, 주민들은 꼬마 도깨비의 포박을 푼 뒤 산신과 마을을 구하기 위해 되너미고개로 향한다.
첫 순서로 5명의 배우분들이 낭독 연극(스탠딩 연극) 형식으로 무대에 섰습니다. 대본을 보면서 진행하는 연극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역할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열정적인 연기에 순식간에 몰입되었습니다.

2. 창작집단 몽상공장 <봄이 봄을 다시 봄> 17:00 (러닝타임 40분)
출연: 강세영, 박소예, 김시현, 임영록, 서예완, 이경은
스태프: 작·연출 변영후, 무대감독 장윤원, 작곡 DOR Ae, 드라마터그 박선영, 예술감독 오채민, 조연출 도유진
주요내용 : 2008년, 동명이인의 전학으로 평범한 여고생 또봄이의 일상은 친구의 압도적인 노래를 통해 음악적 환상의 세계로 눈뜬다. 하지만 입시의 고통 속에 걍봄이는 돌연 사라지고, 18년이 지난 현재 또봄이는 그 시절의 빛을 품은 채 다시 한번 노래를 시작한다.
같은 ‘봄’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학생들이 서로 비교당하며 느끼는 삶의 무게감을 담아낸 작품이었습니다. 스탠딩 무대 위에서 ‘또봄이’ 역할을 맡은 배우님의 시원하고 훌륭한 가창력이 현장의 분위기를 단숨에 사로잡았습니다.

3. 극단 예모리 <무엇이든 찾아주는 탐정 사무소> 17:30 (러닝타임 40분)
출연: 서지환, 성유림, 김창민
스태프: 극작 김창민, 연출 고지혁, 프로듀서 곽민승, 음향오퍼 유정재
주요내용 : 청소년극 <무엇이든 찾아주는 탐정사무소>는 "경험을 쌓으러 밖으로 나가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주인공 지연과 세훈이 의뢰를 수행하며 다양한 삶을 마주하는 과정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꿈과 진로의 진짜 의미를 일깨우고 직접 부딪혀보는 경험과 시도의 소중함을 전달하는 작품이다.
의상과 분장, 소품과 조명까지 완벽히 갖춰진 본격적인 연극 무대가 펼쳐졌습니다. 주인공 ‘지연’이가 탐정 ‘세훈’이와 함께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재능을 찾아가는 과정이 그려졌는데,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남도 무조건 좋아할 거라는 생각을 깨고, 내 재능을 남을 위해 쓰겠다"는 메시지가 큰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4. 창작집단 이랑 <붕어빵 라이브> 18:30 (러닝타임 40분)
출연: 최민석, 박소희, 이규, 문정미
스태프: 극작·음악 김원희, 연출 엄준연, 기획 이현
주요내용 : 크리스마스 밤, 허름한 라이브카페에서 해고당한 무명 가수 재정은 현실에 타협하며 살아온 자신을 돌아본다. 그러다 붕어빵 가판대 앞에서, 방금 자신이 잘린 그 라이브카페의 오디션을 보러 간다는 소연과 우연히 마주친다.
날이 어두워지고 쌀쌀해진 저녁 6시 반, 마지막을 장식한 작품이었습니다. 꿈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청년에게 팥 붕어빵·슈크림 붕어빵 사장님들이 용기를 주는 따뜻한 이야기였습니다. 조연 사장님들의 감초 연기가 폭소를 자아냈습니다.
깜짝 퀴즈와 비치볼, 진짜 붕어빵까지! 관객과 호흡한 ‘진짜 연극’
야외 무대만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배우와 관객의 생생한 소통’이었습니다.
마지막 공연 전, 총감독님께서 "오늘 공연을 다 본 관람객이 있냐"고 물으셨을 때 손을 번쩍 들고 가장 재미있었던 작품(탐정 사무소)을 말해 커피 상품권을 선물 받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또한 〈붕어빵 라이브〉 공연 도중 배우분이 무대 아래 객석에 있던 저희 가족에게 수박 비치볼을 던져주시고, 팥 붕어빵 사장님 역할의 배우분이 동생에게 진짜 따끈한 붕어빵 한 봉지를 선물해 주셨을 때는 가슴이 쿵쾅거릴 정도로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모니터 너머로만 보던 영상과 달리, 배우와 한 공간에서 호흡하고 눈을 맞추는 것이 연극의 진정한 묘미임을 온몸으로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취재를 마치며…
공연이 모두 끝나고 배우분들이 조명 아래 손을 잡고 커튼콜 인사를 건넬 때 현장은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로 가득 찼습니다.
공연이 끝난 뒤 아빠께서 "대사를 다 외우고 의상을 갖춰 입어 관객과 호흡하는 것이 진짜 정통 연극"이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빽빽한 대사를 다 외워 관객에게 감동을 주는 배우분들의 기억력과 연기력에 다시 한번 존경심이 들었습니다.
가장 많은 연극인들이 모여 있는 문화예술의 중심 성북구"에서 펼쳐진 이번 성북연극페스티벌은 쌀쌀한 가을밤을 잊게 만들 만큼 따뜻하고 열정적인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에도 이런 멋진 야외 연극 축제가 열린다면 꼭 다시 찾아가 관람하고 싶습니다!
이상 성북구청 바람마당 현장에서 ‘죠죠’ 리포터였습니다!^^
[사진출처 : 직접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