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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문턱에서 떠나는 기차 여행, 화랑대 철도공원

아티스트플로라 2026-10-18 41 공유하기 3


저희 동네에는 옛 철길을 공원으로 만든 경의선 숲길이 있습니다. 평소 산책하며 지나가는 이곳처럼 서울 노원구에도 기차가 다니던 철길을 공원으로 만든 곳이 있다고 하여 직접 찾아가 보았습니다. 바로 화랑대 철도공원입니다.


이곳에는 기차가 더 이상 다니지 않는 옛 화랑대역이 남아 있습니다. 저는 ‘가을 문턱에서 바라보는 기차 이야기’ 프로그램에 참여해 경춘선의 역사와 다양한 열차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 프로그램 안내


  • 프로그램명: 가을 문턱에서 바라보는 기차 이야기
  • 운영일시: 9월 5일, 19일(토) / 9월 6일, 27일(일)
  • 운영시간: 10:00~11:30 / 13:00~14:30
  • 프로그램 내용: 옛 화랑대역 주변 이야기, 화랑대 역사관 내부 탐방, 야외 전시 열차 관람
  • 참여일 : 9월 27일 1시 




옛 화랑대역에서 시작된 기차 여행

가장 먼저 도슨트 선생님과 함께 옛 화랑대역을 살펴보았습니다.


화랑대역의 원래 이름은 ‘태릉역’이었습니다. 인근에 있는 조선 왕릉인 태릉에서 이름을 따왔지만, 이후 육군사관학교가 들어서면서 화랑대역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경춘선은 1939년부터 서울과 춘천을 연결하던 철도입니다. 경춘선이라는 이름은 당시 서울을 부르던 ‘경성’의 ‘경’과 ‘춘천’의 ‘춘’을 합쳐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옛 화랑대역을 지나던 열차는 2010년 12월 운행을 마쳤습니다.


선생님은 역사 건물에서 특이한 점을 찾아보라고 하셨습니다. 무엇이 다른지 열심히 살펴보던 중, 한 친구가 지붕의 양쪽 길이가 서로 다르다고 대답했습니다. 정답을 처음으로 맞힌 친구에게 모두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이렇게 양쪽 길이가 다른 지붕을 ‘비대칭 박공지붕’이라고 합니다. 오래된 역사 건물은 화재로 인해 다시 지어졌다고 합니다.



선생님은 옛 화랑대역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신 마지막 역장님, 권재희 님의 이야기도 들려주셨습니다.

2010년 열차 운행이 끝난 뒤 화랑대역을 없애고 아파트를 짓자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권재희 역장님은 주민들이 모이는 공간으로 활용하거나 어린이들의 그림을 전시하는 등 역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셨습니다. 그분을 비롯한 여러 사람의 노력 덕분에 지금도 옛 화랑대역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했습니다.



역사 안으로 들어가자 옛날 기차역에서 사용하던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경춘선이 처음에는 성동역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성동역은 지금의 성동구가 아닌 제기동 부근에 있었다고 합니다.



대합실은 승객들이 기차를 기다리던 공간이고, 역무실은 역무원들이 일하던 공간입니다.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기차표를 예약하지만, 옛날에는 매표소에서 종이 승차권을 구입했습니다. 표를 검사할 때는 ‘개표 가위’라는 도구를 사용했습니다. 비가 많이 오거나 눈이 내려 신호가 잘 보이지 않을 때 역무원들이 사용하던 신호 도구도 볼 수 있었습니다.

기차를 타지 않더라도 가족을 배웅하거나 마중하기 위해 승강장에 들어가려면 입장권이 필요했습니다. 매일 학교나 직장에 가는 사람들이 사용하던 정기 승차권도 있었습니다. 또 두꺼운 종이로 만들어 쉽게 찢어지지 않는 에드몬슨식 승차권도 살펴보았습니다.




역장님이 앉아 업무를 보던 책상도 놓여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난로를 피웠기 때문에 연기가 빠져나갈 수 있도록 지붕에 굴뚝도 있었다고 합니다.

 


경춘선 열차에 담긴 옛날 사람들의 추억

다음으로 옛 경춘선 열차의 모습을 만들어 놓은 공간에 들어갔습니다.



기차 안에는 삶은 달걀과 과자, 신문, 보온병 등 옛날 열차에서 볼 수 있었던 물건들이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기차 안에서 음식을 판매하던 모습을 설명해 주셨고, 직접 물건을 파는 역할도 해 보았습니다.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옛날에는 신문이 세상 소식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었기 때문에 인기가 많았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머리 위 짐칸에서는 기타와 카세트테이프도 볼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춘천으로 여행을 떠나는 대학생들이 기차 안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고 합니다. 



가장 신기했던 것은 기차 의자였습니다. 가족이나 친구 등 여러 명이 함께 여행할 때 의자를 살짝 들어 밀면 방향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서로 마주 보고 앉아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경춘선은 여행객뿐 아니라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과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들도 이용했습니다.



선생님은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나라의 철도 노선도 보여 주셨습니다. 당시 건설된 철도는 모두 일본 자본으로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경춘선은 조선인들의 자본으로 건설되었다고 합니다. 1939년에 운행을 시작한 경춘선에 이런 역사가 담겨 있다는 사실이 새로웠습니다.




일본에서 온 히로시마 전차 900형

다음으로 일본에서 실제 운행했던 ‘히로시마 전차 900형’을 살펴보았습니다.



전차 안에는 푹신한 의자와 손잡이, 운전실 등이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우리나라 지하철이 처음 개통한 1974년 당시의 모습도 이 전차와 비슷했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다만 사람들의 체격에 맞게 의자 구조에는 차이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 전차는 타는 문과 내리는 문이 다르다는 점이 특이했습니다. 승객들은 가운데에 있는 문으로 탑승하지만, 내릴 때는 운전석 가까이에 있는 문으로 가서 요금을 내고 내려야 했습니다. 



또 전차의 양쪽 끝에 운전석이 있어서 방향을 바꾸어 운행할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우리나라에 지하철이 처음 생겼을 때의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려주셨습니다. 당시에는 어린이들이 지하철 타는 것을 무척 좋아해서, 신문에 부모님이 초등학생 자녀를 데리고 지하철을 타 보라는 내용까지 실렸다고 합니다.

지금은 지하철을 타는 것이 일상이지만, 그때는 지하철 안의 손잡이조차 어린이들에게 신기한 구경거리였다는 사실이 재미있었습니다.





커다란 증기기관차, 미카5-56호

야외로 나가자 검은색의 커다란 증기기관차가 보였습니다. 바로 ‘미카5-56호’입니다.



이 증기기관차는 1952년에 도입되어 1967년까지 운행했다고 합니다. 이후 어린이대공원에 전시되어 있다가 화랑대 철도공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증기기관차는 석탄을 태워 물을 끓이고, 그때 발생하는 증기의 힘으로 움직입니다.



선생님은 기관차에 석탄을 넣던 공간을 보여 주셨습니다. 증기기관차는 운행하는 동안 계속 석탄을 넣어야 했기 때문에 한 사람은 기관차를 운전하고, 다른 사람은 삽으로 석탄을  넣어야 했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커다란 바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가까이에서 보니 바퀴 하나가 어린이 키만큼 커 보였습니다.



증기기관차 뒤에 있는 객차는 지금은 레스토랑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안에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이미 식사를 하고 온 터라 바깥에서만 구경하고 돌아왔습니다.




또 기관차와 객차를 이어 주는 연결 장치도 살펴보았습니다. 생각보다 가늘어 보이는 장치가 많은 승객을 태운 무거운 객차를 끌고 달릴 수 있도록 해 준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철도공원에서 발견한 자연과 철길의 비밀


열차를 살펴보는 중간에는 공원에 있는 나무도 관찰했습니다.





화살나무는 줄기에 화살 깃처럼 생긴 부분이 있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가을이 되면 잎이 붉게 물들며,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잘 자라기 때문에 공원이나 도로변에 많이 심는다고 합니다.





은행나무도 살펴보았습니다. 선생님은 은행나무에는 암나무와 수나무가 있는데, 냄새가 나는 은행 열매는 암나무에서 열린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나무가 어릴 때는 암나무인지 수나무인지 구별하기 어려워 심을 때부터 알기는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이어서 철길에 숨겨진 비밀도 알아보았습니다.





선생님은 철길 사이와 주변에 왜 돌이 깔려 있는지 질문하셨습니다. 철길에 깔린 돌은 ‘자갈’이라고 하는데, 열차가 지나갈 때 생기는 충격을 분산시키고 철길을 안정적으로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또 기차가 다른 방향으로 이동할 때는 철길의 방향을 바꾸어야 합니다. 지금은 컴퓨터로 제어하지만, 옛날에는 사람이 직접 철길의 방향을 바꾸었다고 합니다.





선생님이 철길의 폭이 얼마나 될지 질문하시자, 함께 참여한 한 친구가 온몸을 이용해 길이를 재보았습니다. 그 친구 덕분에 대략적인 폭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기차를 배우러 왔지만 공원에 있는 식물과 철길에 숨겨진 과학적 원리까지 알아볼 수 있어 더욱 재미있었습니다.




좁은 철길을 달리던 협궤열차, 혀기

다음으로는 일반 열차보다 작은 협궤열차 ‘혀기’를 살펴보았습니다.



‘협궤’는 철길의 폭이 좁다는 뜻입니다. 일반 철도의 표준궤 폭은 1,435mm이지만, 혀기가 달리던 협궤철도의 폭은 762mm로 거의 절반에 불과합니다.

실제로 비교해 보니 열차와 철길의 폭이 확연히 달랐습니다.




열차 안으로 들어가자 앞에서 보았던 기차보다 훨씬 아기자기했습니다. 좌석도 어른 한 명이 앉거나 어린이 두 명이 붙어 앉을 수 있을 정도로 좁았습니다.



 바닥이 나무로 되어 있는 점도 특이했습니다. 선생님은 당시에는 에어컨이 없었기 때문에 바닥의 틈으로 공기가 통하도록 했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실제로 이 열차를 타고 학교에 다녔던 사람이 이곳을 방문해 자신의 추억을 이야기해 주었다는 설명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철길을 건널 때 울리는 종소리

협궤열차를 살펴본 뒤에는 철도 건널목에 대해서도 알아보았습니다.



철도 건널목은 자동차나 사람이 철길을 가로질러 지나가는 곳입니다. 기차가 다가오면 종소리가 울리고 차단기가 내려와 사람들이 철길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합니다.

선생님은 지금은 기차가 다니지 않고 일부 구간이 도로로 바뀌었지만, 길 건너편에는 옛 철길이 남아 있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정말로 집에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니 철길이 남아 있었고, 그 위로 사람들이 산책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선생님의 설명을 직접 확인하니 더욱 신기했습니다.



저는 이번에 철도 건널목의 차단기를 처음으로 보았습니다. 버튼을 누르자 기차가 지나갈 때 울리는 ‘땡땡땡’ 종소리가 들렸습니다. 생각보다 소리가 커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제는 기차가 다니지 않지만, 이곳이 옛 기차역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수 있도록 차단기를 남겨 둔 것이 고마웠습니다.




대한제국 최초의 전차와 옛 서울

마지막으로 대한제국 최초의 전차를 재현한 전시물도 살펴보았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전차는 고종 황제 시절인 1899년 서울에서 운행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전차 가운데에는 문과 창문이 달린 객실이 있었고, 양쪽에는 긴 나무 의자가 놓여 있었습니다.

당시의 전차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도 등장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궁금해서 엄마와 함께 드라마 속 전차 장면을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또 옛 서울의 전차 노선도도 볼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옛 경성의 전차 노선과 지금의 서울 지하철 노선을 비교해 설명해 주셨습니다.

지금은 지하철이 익숙하지만, 100년도 더 전에 서울에 전차가 다녔다는 사실이 신기했습니다.




나만의 기념품 만들기

열차 관람을 마친 뒤에는 만들기 체험을 했습니다.

준비된 재료를 이용해 키링과 부채를 꾸몄습니다. 마음에 드는 장식을 고르고 직접 꾸미며 화랑대 철도공원에서의 추억을 기념품으로 남겼습니다.





기차가 배달해 주는 특별한 카페

도슨트 프로그램을 마친 뒤에는 철도공원 안에 있는 기차 테마 카페에도 들렀습니다.



이곳에서는 작은 기차가 레일을 따라 움직이며 주문한 음료와 빵을 배달해 줍니다. 사실 작은 기차가 음식을 배달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카페에 들어갔는데, 대기 시간이 한 시간이 넘어서 아쉽게도 포장해 먹었습니다. 그래도 빵과 음료를 기다리며 카페 내부를 보는 재미가 쏠쏠 했습니다.




작은 기차들이 달리는 노원구립기차마을

이어서 노원구에서 운영하는 노원구립기차마을도 방문했습니다.



관람안내


  • 운영시간 :  10:00~19:00 (입장마감 18:00)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설날 추석당일
  • 입장료 : 일반 4000원, 청소년 및 어린이 2000원 (노원구민 50% 할인)



화랑대 철도공원에서는 실제로 운행했던 커다란 열차를 살펴보았다면, 기차마을에서는 스위스관과 이탈리아관에 전시된 작은 기차와 유명한 랜드마크 모형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작지만 정교하게 만들어진 기차와 철길을 살펴보니 마치 제가 거인이 되어 실제 기차가 움직이는 모습을 내려다보는 것 같았습니다. 한 달 뒤 이탈리아 여행을 앞두고 있는데, 제가 가고 싶었던 장소들을 미리 만나 볼 수 있어 더욱 반가웠습니다. 나중에 이탈리아에 가면 오늘 보았던 모형들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기차가 멈춘 자리에서 역사를 배우다

이번 도슨트 프로그램에서는 오래된 기차를 구경하는 것뿐만 아니라 경춘선의 역사와 옛날 사람들의 생활, 우리나라 철도의 발전 과정까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종이 승차권과 증기기관차, 협궤열차를 직접 살펴본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화랑대역은 더 이상 기차가 정차하지 않지만, 옛 모습을 간직한 채 사람들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기차를 좋아하거나 우리나라 철도의 역사가 궁금하다면 화랑대 철도공원에서 특별한 시간 여행을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상 아티스트플로라 기자였습니다.

사진: 아티스트플로라 보호자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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