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꾸량 기자입니다.
“나는 떡을 썰 테니, 너는 글씨를 쓰거라.”
이 말은 조선시대의 뛰어난 서예가 한석봉과 그의 어머니에 관해 전해지는 유명한 일화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어느 날, 한석봉의 어머니는 불을 끈 어두운 방에서 떡을 썰고, 한석봉은 글씨를 썼다고 합니다. 불을 켜고 확인해 보니 어머니가 썬 떡은 가지런했지만, 한석봉의 글씨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한석봉은 더욱 열심히 글씨 공부를 했다고 전해집니다.


이 흥미로운 일화를 바탕으로 한글날을 기념하여 <한석봉 챌린지>가 한강공원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꾸량 기자가 직접 신청해 참여해 보았습니다.
■ 일시 : 10.10.(토) 16:00~18:00
■ 장소 : 여의도 한강공원 멀티프라자
조선시대 선비가 되어 챌린지에 참여하다!



5호선 여의나루역 2번 출구로 나와 한강공원으로 향하니 행사장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행사장에 도착해 접수를 마치자, 조선시대 선비들이 쓰던 유건과 스케치북, 붓펜을 받았습니다. 유건을 머리에 쓰고 나니 어느새 꾸량 기자도 조선시대 선비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행사장에서는 한석봉 복장을 한 사회자가 참가자들에게 행사 진행 순서와 참여 방법을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재치 있는 진행으로 참가자들의 긴장을 풀어 주는 모습에 현장 분위기도 한층 밝아졌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100명에 달하는 참가자들의 다양한 연령대였습니다. 호기심 가득한 어린이부터 청년과 중장년층, 그리고 할머니와 할아버지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행사라는 점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헷갈리는 맞춤법, 여러분은 자신 있나요?



드디어 기다리던 챌린지가 시작되었습니다. 초반에는 한글날을 맞아 준비한 주관식 맞춤법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사회자가 평소 헷갈리기 쉬운 맞춤법과 표현을 읽어주면 참가자들이 정답을 직접 작성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이라 익숙하게 느껴지지만, 막상 정답을 쓰려고 하면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표현들이 많았는데요. 꾸량 기자도 문제를 풀며 평소 맞춤법을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아래 문제에 도전해 보세요! 두 표현 중 올바른 맞춤법은 무엇일까요?
됬다/됐다
안되/안돼
몇일/며칠
금새/금세
오랫만에/오랜만에
어의없다/어이없다
설겆이/설거지
궂지/굳이
희안하다/희한하다
역활/역할
왠일이야/웬일이야
모두 풀어 보셨나요? 정답은 모두 뒤에 제시된 표현입니다. ‘됐다’, ‘안돼’, ‘며칠’, ‘금세’처럼 익숙한 표현도 막상 쓰려고 하면 헷갈리기 쉬운데요. 이번 기회를 통해 평소 무심코 사용했던 표현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한강에서 울려 퍼진 꾸량 기자의 바이올린 연주


꾸량 기자는 패자부활전을 거쳐 본선에 진출하게 되었는데요. 본격적인 본선이 시작되기 전, 예상치 못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생겼습니다. 행사장에 오기 직전까지 바이올린을 배우고 온 터라, 꾸량 기자는 바이올린 가방을 옆에 둔 채 문제를 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회자가 갑자기 바이올린 가방을 가리키며 연주를 보여주면 상품을 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덕분에 꾸량 기자는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서툰 실력이지만 많은 사람 앞에서 용기 내어 연주를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펼쳐진 작은 연주는 현장에 웃음과 즐거움을 더해 주었습니다. 게다가 나중에는 사회자님께서 젤리 5봉지까지 선물로 주셨답니다. 한강에서 챌린지에 참여한 것은 물론, 바이올린 연주까지 선보이고 선물도 받다니! 꾸량 기자에게는 특별하고도 잊지 못할 추억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순우리말과 사자성어, 아는 만큼 보이는 우리말의 매력!


본선에서는 순우리말의 뜻을 묻는 OX 퀴즈와 사자성어 객관식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먼저 순우리말의 의미를 맞히는 OX 퀴즈가 진행되었는데요. 문제에 등장한 순우리말 중 일부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 가람: 강
- 미리내: 은하수
- 시나브로: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 안다미로: 담은 것이 그릇에 넘치도록 많이
- 윤슬: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 여울: 강이나 바다의 바닥이 얕거나 폭이 좁아 물살이 세게 흐르는 곳
특히 OX 퀴즈를 풀던 중, 바로 전날 엄마와 책을 읽으며 이야기했던 ‘시나브로’가 문제로 나와 깜짝 놀랐습니다. 마치 전날의 대화가 다음 날 퀴즈로 이어진 것 같아 신기했습니다. 덕분에 ‘시나브로’라는 말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몇몇 문제는 헷갈리기도 했지만, 그동안 쌓아 온 찍기 실력을 발휘해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어진 사자성어 객관식 문제에서는 ‘동문서답’, ‘다다익선’, ‘우공이산’과 같은 사자성어가 등장했습니다. 유치원 때부터 한자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며 배웠던 사자성어들이 연이어 나와 무척 반가웠습니다. 예전에 공부했던 내용이 이렇게 뜻밖의 순간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뿌듯하게 느껴졌습니다.
눈을 가리고 글씨를 써라! 한석봉 챌린지



참가자가 10명 정도로 줄어들자 드디어 본격적인 한석봉 챌린지가 시작되었습니다. 한석봉이 어둠 속에서도 글씨를 썼던 것처럼 참가자들도 안대를 착용한 채 글씨 쓰기에 도전했는데요. 한석봉과 조금 다른 점은 참가자들에게 네모가 그려진 종이가 주어졌다는 것이었습니다. 사회자가 불러 주는 속담이나 문장을 안대를 쓴 채 네모 안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써야 하는 것이 이번 챌린지의 핵심이었습니다. 게다가 네모 칸의 크기가 점점 작아지거나 여러 개의 네모 칸이 주어지기도 해 도전은 갈수록 어려워졌습니다. 눈을 가린 채 정해진 공간 안에 속담과 문장을 써 내려가야 하는 만큼 집중력과 감각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그럼 꾸량 기자의 한석봉 챌린지 현장을 영상으로 함께 보시겠습니다.
첫 번째, “시작이 반이다.”
두 번째, “내 글씨는 나도 못 읽는다.”
세 번째, “티끌 모아 태산.”
갈수록 네모 칸의 크기가 작아지는 것을 확인하셨나요? 여기까지는 대부분의 참가자가 무난하게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네 번째 문제에서 난이도가 급격히 높아졌습니다. 이번에는 네모 다섯 칸에 걸쳐 속담을 써야 했기 때문입니다.
네 번째,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꾸량 기자는 마치 눈으로 보고 쓰는 것처럼 네모 칸 안에 글씨를 정확하게 써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복병이 등장했습니다. 네모 칸 안에 글씨를 쓰는 데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고와야’를 ‘고아야’로, ‘곱다’를 ‘곺다’로 잘못 쓰는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결국 최종 결선을 눈앞에 두고 꾸량 기자는 아쉽게 탈락했습니다. 한석봉이 어머니와의 글씨 대결에서 아쉬운 결과를 얻은 뒤 더욱 열심히 글씨 공부에 매진했던 것처럼, 꾸량 기자 역시 아쉬움을 뒤로한 채 앞으로 우리말 공부에 더욱 힘쓰겠다고 다짐하며 한석봉 챌린지를 마무리했습니다.


이후 결선에 진출한 세 명의 참가자는 마지막까지 팽팽한 접전을 벌였는데요. 치열한 승부 끝에 최종 우승의 영광은 36번 참가자에게 돌아갔습니다.
책과 글이 선사한 특별한 하루, ‘책 읽는 한강공원’


책 읽는 즐거움에 색다른 도전과 재미를 더한 ‘책 읽는 한강공원’에서의 <한석봉 챌린지> 행사는 책과 글을 매개로 시민들이 함께 웃고 소통하는 것은 물론, 우리말의 소중함과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맞춤법 퀴즈부터 순우리말과 사자성어 문제, 그리고 눈을 가리고 글씨를 쓰는 이색적인 챌린지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말의 매력을 새롭게 발견하고 참가자들과 함께 즐거운 추억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비록 꾸량 기자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도전하는 과정에서 웃음과 배움을 얻고 승패를 떠나 우리말과 책의 즐거움을 온몸으로 경험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책과 함께 여유를 즐기고 다양한 문화 활동을 경험할 수 있는 ‘책 읽는 한강공원’에서 앞으로도 시민들의 일상에 즐거움과 배움이 더해지는 특별한 순간들이 계속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