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1966년 첫 도시기본계획부터 2026년 미래 서울까지, 도시를 바꾼 60년의 기록
서울은 어떻게 지금과 같은 도시가 되었을까요? 오늘날 서울에는 높은 건물과 넓은 도로, 복잡하게 연결된 지하철 노선, 수많은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서울이 처음부터 이런 모습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인구가 증가하고 도시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서울은 주거, 교통, 산업 등 여러 문제를 해결해야 했고, 이를 위해 도시의 미래를 계획하는 일이 중요해졌습니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기획전시 서울도시계획 대관람은 이러한 서울의 변화 과정을 살펴보는 전시입니다. 2026년은 서울시 최초의 도시기본계획이 수립된 지 60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번 전시는 1966년의 도시계획에서 출발해 오늘날 서울의 모습을 살펴보고, 앞으로 우리가 어떤 도시에서 살아가야 할지 질문을 던집니다. 도시계획을 단순한 행정 문서나 복잡한 지도에 한정하지 않고, 시민들의 주거와 이동, 노동과 여가 등 일상의 변화와 연결해 보여 준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 도시계획/낯

▲ 도시계획/밤
2. 1966년, 서울의 미래를 처음으로 그리다
서울의 도시계획이 본격적으로 중요해진 배경에는 빠른 인구 증가와 도시 확장이 있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일자리를 찾거나 새로운 생활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로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서울의 인구는 1953년 약 100만 명에서 1960년대 초에는 약 300만 명으로 증가했습니다. 도시의 규모가 빠르게 커지면서 주택과 도로, 교통시설 등을 체계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개별 시설을 그때그때 만드는 것만으로는 앞으로의 도시 모습을 준비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 인구 증가

▲ 옛 서울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시는 1966년 최초의 서울시 도시기본계획인 서울도시기본계획 '66을 수립했습니다. 오늘날처럼 참고할 수 있는 도시계획 사례와 자료가 충분하지 않았던 시절이었습니다. 따라서 당시 계획에는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거칠거나 부족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도시가 어떤 방향으로 성장해야 하는지 큰 틀을 세우려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도시의 미래를 미리 생각하고 주거와 교통, 기반시설의 방향을 함께 구상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 도시 재건 계획
전시에서는 이 최초의 도시기본계획과 관련 자료를 통해 당시 계획가들이 어떤 고민을 했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도시계획이 전문가들만 알고 있는 문서에 머무르지 않고 시민들에게 공개되었다는 사실입니다. 1966년 8월 15일에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8·15 도시계획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당시 도로였던 공간에서 시민들에게 서울의 미래 구상을 소개한 것입니다. 전시장 중심에는 홍익대학교가 제작한 서울의 미래 모습을 담은 대형 석고 모형도 전시되었습니다. 도시계획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미래의 도시 모습을 함께 생각하도록 한 시도였습니다.

▲ 도시 계획 준비

▲ 고려해야 하는 사항들
이러한 자료는 시민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도시의 모습은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만의 선택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곳에서 생활하는 시민들이 어떤 공간을 필요로 하고,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하며,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도 도시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줍니다.
3. 60년 전 지도에 담긴 지하철의 미래
도시계획의 영향을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는 교통입니다. 지금 서울에서는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해 학교나 직장에 가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1966년에는 서울의 지하철이 아직 개통되지 않았습니다. 전차가 운행되던 시기에 서울시는 앞으로의 교통 수요를 예상해 지하철 노선을 계획했습니다.
서울도시기본계획 '66에는 총 4개의 지하철 노선 계획이 담겨 있었습니다. 당시 계획된 1호선은 서울역에서 남대문과 광화문, 종로, 동대문, 청계천변을 거쳐 청량리로 이어지는 노선이었습니다. 지금의 지하철 1호선과 비슷한 구간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다른 노선들도 당시의 도로와 지역 여건을 바탕으로 서울 곳곳을 연결하도록 구상되었습니다. 현재 우리가 이용하는 지하철 노선의 일부 방향이 이미 60년 전 계획에 나타났다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 지하철

▲ 계획도
물론 1966년의 계획이 오늘날의 지하철망과 완전히 같았던 것은 아닙니다. 도시가 성장하고 새로운 지역이 개발되면서 교통 수요도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서울의 중심부에 집중된 기능을 여러 지역으로 분산하려는 구상이 등장하면서 노선 계획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1970년대에는 도심과 영동, 영등포 등을 연결하는 방향으로 지하철 2호선 계획이 수정되었고, 오늘날의 순환선으로 발전했습니다. 이처럼 도시계획은 한 번 세운 뒤 그대로 유지되는 고정된 설계도가 아닙니다. 변화하는 도시의 상황에 맞춰 수정되고 발전하는 과정입니다.
현재 서울의 지하철은 여러 노선이 연결된 거대한 교통망으로 성장했습니다. 지하철은 시민들의 이동 시간을 줄이고, 서로 떨어져 있던 지역을 연결하며, 서울의 경제활동과 생활권 형성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지역에서 역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역까지 거리가 먼 지역도 있고, 목적지에 따라 여러 번 환승하거나 돌아가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앞으로의 교통계획은 단순히 노선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들이 실제로 얼마나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지도 고려해야 합니다.
4. 서울역의 두 가지 미래 구상
전시와 관련 자료에서 살펴볼 수 있는 또 다른 흥미로운 사례는 서울역입니다. 서울역은 오랫동안 서울과 다른 지역을 연결하는 중요한 교통 관문이었습니다. 1966년의 도시기본계획에는 서울역을 개선하기 위한 두 가지 구상도 등장합니다. 당시 계획가들은 철도역 주변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철도와 도로를 어떻게 연결할지 고민했습니다.

▲ 서울역 개량계획
첫 번째 구상은 철도 선로 위를 덮어 인공적인 대지를 만들고 그 위에 건물과 도로를 조성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철도로 인해 나뉘어 있던 공간을 연결하고, 선로 위의 공간까지 도시의 일부로 활용하려는 생각이었습니다. 철도시설이 차지하는 공간을 단순한 이동 통로로만 보지 않고 새로운 도시 공간을 만들 수 있는 장소로 바라본 것입니다.
두 번째 구상은 서울역 자체를 지하화하는 방안이었습니다. 지금의 관점에서는 지하철이나 지하도로가 익숙하지만, 1960년대에 대규모 철도역을 지하에 만든다는 생각은 쉽지 않은 구상이었을 것입니다. 당시에는 실현하기 어려워 보였던 계획도 기술과 도시의 여건이 바뀌면 다시 검토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현재 서울역 주변에서는 철도시설과 도시 공간을 연결하고 활용하려는 여러 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다만 과거에 제시된 구상과 현재의 사업이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며, 사업의 구체적인 내용과 일정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서울역 사례는 도시계획에서 미래를 상상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 줍니다. 지금 당장 실현하기 어렵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능성을 검토하고 필요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이후 도시 발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계획이 있다고 해서 모든 사업이 그대로 실현되는 것도 아닙니다. 비용과 기술, 주변 지역의 변화, 시민들의 필요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5. 서울을 둘러싸는 순환철도의 구상
1966년 도시기본계획에는 서울 주변을 원형으로 둘러싸는 철도 구상도 담겨 있었습니다. 기존 철도와 계획 중인 철도를 연결해 서울 외곽을 순환하는 교통망을 만들려는 생각이었습니다. 당시 계획에는 의정부와 퇴계원, 도농, 잠실 일대, 안양, 소사, 김포공항, 능곡 등을 잇는 노선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 계획이 흥미로운 이유는 일부 구간에서 오늘날의 철도망과 비슷한 흐름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운행하는 교외선이나 8호선 별내선, 서해선 등은 과거 계획의 일부 구간과 지역적으로 연결해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당시의 순환철도 계획이 그대로 완성되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노선과 도시의 여건이 달라졌고, 일부 구상은 다른 방식으로 바뀌거나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 순환철도와 서울 도심지 도로
철도가 들어설 예정이었던 땅이 오랫동안 다른 용도로 개발되지 못하다가 나중에 공원으로 바뀐 사례도 있습니다. 송파구 문정동의 문정근린공원 일대는 과거 철도 예정 부지와 관련된 공간입니다. 철도를 만들기 위해 미리 확보한 땅이 실제 철도 대신 공원으로 활용된 것입니다. 이 사례는 도시계획이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계획이 장기간 실현되지 않을 경우 지역의 토지 이용과 주민 생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도시계획은 미래를 내다보는 일이지만,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인구와 산업, 교통수단과 생활 방식은 계속 바뀝니다. 따라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만큼이나 계획이 현재의 상황에 맞는지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다른 방향을 찾는 일도 중요합니다.
6. 계획이 만든 서울, 그리고 시민의 일상
이번 전시는 도시계획을 교통시설이나 건축물의 변화만으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도시의 변화가 시민들의 주거와 이동, 노동, 여가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도 함께 살펴봅니다. 도로가 만들어지면 이동 경로가 달라지고, 새로운 교통시설이 생기면 출퇴근이나 통학이 편리해질 수 있습니다.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이 형성되면 사람들이 생활하고 일하는 방식도 달라집니다. 공원과 문화시설은 시민들이 쉬고 여가를 보내는 공간을 제공합니다.

▲ 시민의 일상을 책임지는 도시계획
그러나 도시의 변화가 언제나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도로와 시설이 생기면 편리해지는 사람이 있는 반면, 공사로 불편을 겪거나 생활환경이 달라지는 주민도 있을 수 있습니다. 개발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주거비 부담이나 지역 간 격차와 같은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도시계획을 평가할 때는 얼마나 많은 건물과 시설이 만들어졌는지만 살펴볼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삶이 실제로 얼마나 나아졌는지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 감자도
이러한 관점에서 도시계획은 전문가들만의 영역이 아닙니다. 시민들은 도시계획의 결과를 일상에서 직접 경험하는 사람들입니다. 학교에 가는 길이 안전한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편리한지, 동네에 쉴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한지와 같은 문제도 도시계획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다양한 생활환경을 고려하는 과정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7. 2026년, 우리는 어떤 미래 서울을 꿈꾸는가?
전시의 마지막 주제는 미래 서울에 대한 질문입니다. 1966년의 도시기본계획이 당시 서울의 성장과 기반시설 마련에 초점을 맞췄다면, 오늘날의 서울은 훨씬 다양한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합니다. 교통과 주택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도시환경, 재난에 대비한 안전시설, 공원과 문화공간, 고령자와 어린이 등 다양한 시민을 위한 생활환경도 중요합니다.

▲ 도시의 변화
앞으로 서울을 계획할 때는 도시가 얼마나 커지고 발전하는지만큼이나 누구나 편리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대중교통이 부족한 지역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시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며, 환경을 보호하는 방법을 찾는 일도 미래 도시의 중요한 과제입니다. 새로운 시설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기존의 공간을 어떻게 더 잘 활용할지도 고민해야 합니다. 청소년에게도 미래 서울은 먼 이야기가 아닙니다. 학교와 집을 오가는 길,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공원,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는 경험 모두 도시의 모습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지금의 도시를 어떻게 바꿔야 할지 관심을 갖고 의견을 나누는 일은 미래의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참여이기도 합니다.

▲ 우리가 원하는 서울은?
서울의 오늘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1966년의 도시기본계획처럼 처음에는 거칠고 부족해 보였던 구상도 시간이 흐르며 수정되고 발전해 오늘날 도시의 모습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어떤 계획은 실현되었고, 어떤 계획은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으며, 어떤 계획은 새로운 과제로 남았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서울의 역사를 이루고 있습니다.
서울도시계획 대관람은 지난 60년 동안 서울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보며, 도시계획이 우리의 일상과 얼마나 깊이 연결되어 있는지 생각하게 합니다. 과거의 계획을 단순히 오래된 문서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서울을 이해하고 미래의 방향을 고민하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어떤 서울에서 살아가고 싶은지 질문하고, 시민의 삶을 중심에 둔 도시를 함께 고민하는 것. 그것이 서울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중요한 출발점일 것입니다.
서울도시계획 대관람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
전시 기간: 2026년 8월 14일(금) ~ 11월 8일(일)
전시 장소: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 A
관람료: 무료
관람 시간
화·수·금·토·일요일 오전 9시 ~ 오후 9시
목요일 오전 9시 ~ 오후 6시
월요일 휴관(공휴일은 별도 확인)
※ 야간 개방 확대 운영 기간은 2026년 9월 15일~11월 30일
위치 및 교통편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새문안로 55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7번 출구에서 약 553m
문의 전화: 02-724-0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