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시대 왕과 왕비는 어떻게 건강을 지켰을까요? 또 어떤 옷을 입고 어떤 물건을 사용하며 생활했을까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슬기로운 어의생활’ 수업에 참여한 뒤 전시실까지 둘러보며 조선 왕실의 건강과 생활을 살펴보았습니다.

■ 체험 정보
교육명 : 슬기로운 어의생활
장소 : 국립고궁박물관 지하 1층(고궁 배움터 교육실1)
참여일 : 2026년 7월 28일(화) 14:00~16:00
대상 : 초등학생 3~6학년 어린이와 보호자
참가비 : 5,000원(어린이 1인당)
신청방법 : 국립고궁박물관 홈페이지 사전 신청

조선 왕실의 건강 관리
조선 시대 왕실의 의료를 담당했던 내의원과 어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수업은 식치, 약재, 서책, 침구를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처음 알아본 것은 ‘식치’입니다. 식치는 음식으로 몸을 다스리는 것으로, 병이 난 뒤 치료하는 것뿐만 아니라 병이 나기 전에 건강을 돌보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수업에서는 인삼차, 타락죽, 전약을 알아보았습니다. 아프면 약을 먹는 것만 생각했는데 조선 시대에도 평소 먹는 음식을 이용해 건강을 돌보았다는 점이 신기했습니다.


다음으로 인삼, 사인, 오매, 단향, 초과, 감초 여섯 가지 약재를 직접 관찰했습니다. 눈으로 생김새를 비교하고 코로 냄새도 맡아 보니 약재마다 특징이 달랐습니다. 약재를 다루는 옛 도구도 직접 사용했습니다. 약연에 약재를 넣고 둥근 바퀴를 앞뒤로 움직여 갈아 보고, 약절구에 넣어 찧어 보았습니다. 평소 박물관에서는 옛 도구를 눈으로 보기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직접 사용해 보니 약재가 자꾸 밖으로 튀어나오고 생각보다 힘도 많이 들어갔습니다.

약재를 보관하는 가구인 약장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약장의 서랍 크기가 왜 서로 다른지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 이유는 자주 사용하는 약재와 그렇지 않은 약재가 달랐기 때문입니다. 약연도 나무와 쇠 등 여러 재료로 만들어졌는데, 약의 성질에 따라 약재가 변질될 수 있어 알맞은 재료의 약연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약을 만드는 도구 하나도 약재의 성질을 생각해 다르게 사용했다는 것을 보며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책으로는 허준의 『동의보감』과 『구급간이방』을 배웠습니다. 『동의보감』은 허준이 우리나라의 기후와 풍토에 맞는 약재와 치료법을 연구하여 편찬한 책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구급간이방』은 이번 수업에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성종의 명으로 백성들이 쉽게 읽고 치료할 수 있도록 한글로 쓰인 응급처치에 관한 책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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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구편에서는 청동인체상과 경혈에 대해 배웠습니다. 옛 청동인체상은 경혈을 제대로 익혔는지 확인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수업에서는 10개의 혈자리를 배운 뒤 청동인체상에 직접 시침해 보았습니다.
물론 진짜 침을 사용한 것은 아닙니다. 어릴 때 많이 사용했던 세이펜으로 혈자리를 찾아 찌르는 방식이었습니다. 잘못 찾으면 “아야!”, 제대로 찾으면 “찬죽혈!”처럼 혈자리 이름이 나왔습니다. ‘아야!’ 소리가 나올까 봐 조마조마했는데 결국 두 번 정도 ‘아야!’가 나왔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도전해 시침 체험에 성공했습니다.

선생님과 함께 전시실로 이동해 실제 유물도 살펴보고 관련 설명도 들은 뒤 다시 교육실로 돌아왔습니다.



교육실에는 오미자와 제호차, 매작과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제호차를 마셔 보니 제법 마실 만 해서 제가 다 마셨습니다. 제호차를 마시고 나니 왠지 한껏 건강해진 기분이었습니다. 마지막에는 집에 가서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약장 입체 퍼즐과 국립고궁박물관 지비츠도 받으며 ‘슬기로운 어의생활’ 수업을 마쳤습니다.


수업이 끝나도 박물관 탐방은 계속!
‘슬기로운 어의생활’ 수업을 마친 뒤에는 국립고궁박물관 전시실을 천천히 둘러보았습니다. 수업에서 왕실 사람들의 건강을 알아보았다면, 전시실에서는 왕과 왕비를 상징하는 물건부터 궁궐을 장식했던 것, 왕실 사람들이 사용했던 생활용품까지 다양하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전시실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일월오봉도와 어좌였습니다. 해와 달, 다섯 봉우리가 그려진 일월오봉도와 왕의 자리를 함께 보니 왕이 앉았던 공간이 얼마나 특별하게 꾸며졌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왕실의 권위와 기록을 보여 주는 어보와 어책, 궁궐 건물에 걸었던 현판도 볼 수 있었습니다. 궁궐에서는 멀리서 보았던 현판을 박물관에서 가까이 살펴보니 글씨뿐 아니라 테두리의 장식까지 눈에 들어왔습니다.


궁궐 지붕을 장식했던 장식기와와 잡상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궁궐에서는 높은 지붕 위에 있어 작게만 보였는데, 박물관에서는 각각의 생김새와 모양을 자세히 비교할 수 있어 재미있었습니다.

화려한 왕실 생활, 가까이에서 살펴보니
왕실 여성의 생활을 보여 주는 공간은 더욱 화려했습니다. 왕비의 옷과 보자기, 자수, 비녀, 가구와 칠함 등 다양한 유물이 이어졌습니다. 멀리서 보면 화려한 색이 먼저 눈에 들어왔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작은 무늬와 장식 하나하나가 달랐습니다.

특히 왕실 여성의 머리 장신구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전시장에는 왕비의 머리 모습과 함께 여러 종류의 비녀를 어느 위치에 꽂았는지 보여 주는 그림이 있어 실제 비녀와 비교해 볼 수 있었습니다.
용과 봉황, 꽃 등 비녀의 모양도 다양했습니다. 그중 진주 장식 긴 비녀에는 진주와 붉고 푸른 원석이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비녀가 왕비를 아름답게 꾸미는 물건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모양과 장식에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보자기와 자수도 그냥 지나치기 아까웠습니다. 천 위에 꽃과 새 등 여러 무늬가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었습니다. 자수는 아름답게 꾸미는 역할뿐 아니라 좋은 일을 바라는 뜻을 담거나 사용하는 사람의 신분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왕실에서 사용했던 가구와 칠함도 살펴보았습니다. 크고 작은 장과 함은 형태와 장식이 다양했고, 머리를 손질할 때 사용하는 빗과 빗솔 등을 보관했던 붉은 칠 함도 있었습니다. 커다란 왕실 의복부터 손에 들 수 있는 작은 비녀와 생활용품까지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보이기 시작한 마음
처음에는 왕비의 옷과 머리 장식, 비녀를 보며 ‘화려하다’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가까이에서 자세히 살펴보니 왜 이런 무늬를 넣었는지, 어떤 마음을 담아 장식했는지도 알 수 있었습니다.
문득 학교에서 클레이 작품을 만들어 왔을 때가 생각났습니다. 열심히 만든 사람은 “나는 이 부분을 신경 써서 만들었고, 여기에는 이런 뜻을 담았어.”라고 이야기하고 싶은데, 누군가 “아, 클레이 만들었어?” 하고 가볍게 보고 지나가면 조금 아쉽습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그런 아쉬움을 채워 주는 곳처럼 느껴졌습니다. 왕실의 물건을 단순히 보여 주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작은 무늬와 장식에 어떤 뜻과 마음이 담겨 있는지 자세히 알려 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래된 유물을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누군가 정성을 들여 만든 작품처럼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궁궐에서는 높은 곳에 있어 작게만 보였던 잡상을 가까이에서 보고, 왕의 어좌와 일월오봉도, 어보와 어책을 살펴본 뒤 왕비의 옷과 비녀, 자수, 가구까지 둘러보았습니다. 비녀에는 어떤 모양이 있는지, 자수에는 무엇이 수놓아져 있는지, 잡상은 각각 어떻게 생겼는지 하나씩 찾아보는 재미가 컸습니다.
국립고궁박물관을 방문한다면 유물을 ‘예쁘다’, ‘화려하다’ 하고 지나치지 말고 한 걸음 더 가까이에서 살펴보세요. “왜 이런 모양으로 만들었을까?”, “이 장식에는 어떤 마음을 담았을까?” 생각하며 바라본다면 조선 왕실의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상 아티스트 플로라 기자였습니다.
사진 : 아티스트 플로라 보호자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