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원각사지 십층석탑 내부에서 찰칵!
안녕하세요? jooha14 기자입니다.
여러분, 최근에 1000만 명 이상이 관람한 ‘왕과 사는 남자’라는 영화를 보셨나요?
‘왕과 사는 남자’는 수양대군에 의해 폐위된 단종이 유배지인 강원도 영월 청령포에서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보내는 이야기인데요. 조카인 단종의 왕위를 빼앗고 죽게 만든 세조는 세월이 흐를수록 죄책감에 시달렸고 온몸에 피부병이 심해 괴로워했다고 하는데요.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자 오대산 개천에서 몸을 씻다가 문수동자(동자의 모습을 한 문수보살이라는 뜻으로 최고의 지혜를 상징하는 보살)를 만났고, 문수동자가 세조의 등을 밀어주고 나서 세조의 병을 깨끗이 나았다고 해요. 이후 세조는 원각사와 석탑을 세워 불심을 기리고 왕권을 강화하고자 했대요.
이런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는 원각사지 십층석탑은 그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27년 동안 유리보호각으로 둘러싸여 있었는데요. 최근 종로구가 27년 만에 유리보호각 없이 원각사지 십층석탑과 석탑이 있는 탑골공원을 볼 수 있는 공개관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해서, 지난 3월 7일에 가족과 함께 참여해보았어요. 그럼 함께 보실까요?
◈ ‘탑골공원 및 원각사지 십층석탑’ 공개관람 프로그램이란?
▲ 프로그램을 안내하고 있는 입간판의 모습

▲ 해설사 선생님들을 따라서 원각사지 십층석탑으로 이동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3월 4일부터 15일까지 진행하는 ‘탑골공원 및 원각사지 십층석탑 공개관람’ 프로그램은 1999년 유리보호각 설치 이후, 그 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국보 2호인 ‘원각사지 십층석탑’ 내부를 27년 만에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아울러 조선시대 사찰인 원각사에서 1919년 3.1일 운동의 발상지로 이어지는 탑골공원의 역사, 문화적 의미를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해요.
이번 공개관람 해설은 성균관대학교 ‘역사좀아일’ 동아리 학생들이 시민 주도형 투어 프로그램을 탑골공원에 접목해 기획, 운영하면서 관람의 깊이를 더했다고 해요.
공개관람 기간 동안 하루 2번, 오후 2시와 3시에 진행되는 투어 프로그램은 서울특별시 공공서비스 예약 누리집을 통해서 사전접수를 해야 참가할 수 있었어요. 지난 달 23일 예약창이 열리자마자 7분 컷으로 마감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손이 빠르게 예약하신 엄마 덕분에 원각사지 십층석탑을 가까이 볼 수 있게 되었어요.
저는 3월 7일 오후 3시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약속된 시간보다 1시간 일찍 도착해서 탑골공원을 미리 구석구석 구경했어요. 그 동안 유리 보호각 때문에 자세히 보지 못했던 원각사지 십층석탑을 내부에 들어가서 직접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니 무척 기대가 되고 궁금했답니다.
◈ 서울에 최초로 만들어진 근대식 공원인 ‘탑골공원’
▲ 탑골공원 안의 모습
현재 종로3가에 위치한 ‘탑골공원’은 1899년에서 1905년 사이에 조성된 서울에 최초로 만들어진 근대식 공원이라고 해요. 이 공원은 고종 연간 총세무사였던 ‘브라운’이 제안하였고, 고종은 서울을 근대화 도시로 만들고자 하는 뜻에서 근대식공원으로 계획했다고 하는데요. 최초 건립 당시에는 담장과 문을 타원형태로 만들고 팔각정과 군악대 음악당을 새로 지었다고 해요. 이후 몇 차례의 계획을 거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대요.
이외에도 탑골공원은 3.1운동이 시작된 곳으로도 역사적 의미가 있는데요. 1919년 3월 1일, 4~5천 명에 이르는 학생들이 탑골공원에서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고 팔각정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다고 해요. 해방 이후 1979년에는 3.1일 운동 60주년을 맞아 공원을 정비해 넓혔고, 탑동공원, 파고다공원 등으로 불리다가 1991년에 ‘탑골공원’으로 그 이름이 정해졌다고 해요.
그렇다면 탑골공원이라는 이름의 뜻은 무엇일까요? 해설사 선생님의 설명에 따르면 탑골공원은 ‘원각사지 십층석탑이 있는 마을’을 뜻한다고 해요. 그리고 이곳에는 다양한 문화유산이 남아있다고 하는데요. 잠시 후에 더 자세히 소개해드릴게요.
◆ 27년 만에 유리보호각 없이 보게 된 ‘원각사지 십층석탑’

▲ 유리보호각이 씌워져 있는 ‘원각사지 십층석탑’ 앞에서 찰칵!
원각사지 십층석탑은 세조가 세운 원각사 터에 남아 있는 높이 12m의 십층 석탑이라고 해요. 원각사는 1465년(세조11)에 고려 때 만들어진 흥복사 터를 확장해서 세운 사찰인데, 이 탑은 원각사를 세우고 2년 뒤에 완성되었대요. 조선은 숭유억불(유교를 숭상하고 불교를 억제한다)의 나라인데, 왜 세조가 원각사와 원각사지 십층석탑을 세웠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앞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세조는 조카인 단종을 폐위하고 죽게 했다는 죄책감이 있었고, 그 당시 백성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고 해요. 그래서 세조는 죄책감을 떨치고 정통성과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불교를 이용했다고 해요.
▲ 내부에 들어가서 본 ‘원각사지 십층석탑’의 모습
유리보호각 없이 직접 본 원각사지 십층석탑은 놀랍도록 섬세하고 아름다웠어요. 원각사지 십층석탑은 탑을 받쳐주는 기단이 3단으로 되어 있는데, 아래에는 용, 사자, 연꽃무늬 등을 새겼고, 중간에는 서유기에 나오는 삼장법사와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일행이 인도에서 불법을 구해오는 과정을 그렸다고 해요. 그리고 위에는 부처님의 전생 설화와 일생을 조각했다고 하는데요. 법회장면을 새긴 탑의 몸체인 탑신부는 10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현판, 용을 휘감은 기둥, 목조구조, 지붕을 두었다고 해요.


▲ 세밀하게 조각이 되어있는 기단 중의 일부
우리나라 석탑의 일반적인 재료가 화강암인데 비해 원각사지 십층석탑은 대리석으로 만들어졌다고 해요. 전체적인 모습이 나무로 만든 고려시대 경천사지 십층석탑과 매우 비슷하다고 해요. 형태가 특이하고 표현장식이 풍부해서 훌륭한 걸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고 하는데요.
해설사 선생님께 들은 설명에 의하면 원각사지 십층석탑의 맨 위에 있는 3개의 층은 임진왜란 때 왜군들이 탑을 분리해서 일본으로 가져가려다가 실패해서 분리된 상태로 오랫동안 석탑 옆에 놓여 있다고 해요. 그러다가 해방 이후 미군이 장비를 동원해서 복원해주었다고 하는데요. 맨 꼭대기 층은 이미 훼손이 심각했다고 해요. 그 이유는 새똥에 의한 부식과 석탑이 분리되어 있었을 때 그 당시 아이들이 석탑의 돌 조각을 떼어내어 엿과 바꿔 먹었기 때문이래요.

▲ 군데군데 검은색으로 변한 원각사지 십층석탑의 모습
그렇다면 언제부터 원각사지 십층석탑에 유리보호각이 세워졌고,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산성에 약한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원각사지 십층석탑이 산업화와 도시화를 거치면서 산성비와 조류 배설물 등에 계속 노출되면서 심각한 오염과 부식이 있어 왔다고 해요. 원래는 지금보다 더 밝고 깨끗한 흰색이었는데 먼지와 오염 등으로 인해 군데군데 검정색으로 변했다고 하니 안타까웠어요.
이런 이유로 결국 1999년 두께 21.5mm의 유리가 있는 보호각을 설치하게 되었다고 해요. 하지만 빛 반사로 인해 바깥에서 원각사지 십층석탑을 제대로 보기 어렵다는 이야기와 유리보호각 안에서 결로현상이 나타나고 통풍이 잘 되지 않아서 오염물질이 발생하고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고 해요. 이런 문제점들을 잘 고쳐서 많은 시민들이 원각사지 십층석탑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3.1 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탑골공원의 입구인 ‘삼일문’
▲ ‘삼일문’ 앞에서 찰칵!
3.1 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삼일문’은 이름 그대로 3월 1일을 뜻하며 탑골공원으로 들어가는 정문이에요. ‘삼일문’이라고 쓰여진 현판에 있는 글씨는 3.1 운동 당시에 낭독했던 독립선언서에 쓰인 글씨체들을 모아서 재구성한 것이라고 해요. 이런 현판 하나에도 독립운동의 정신과 그 뜻이 담겨있다니 정말 놀라웠어요.
◆ 3.1운동이 시작된 곳임을 알려주는 탑골공원의 ‘기미독립선언서 비문’


▲ ‘기미독립선언서 비문’ 앞에서 찰칵!
기미독립선언서가 새겨진 기념비에요. 1919년 3.1운동의 시작지로 알려진 탑골공원에서 독립선언서가 낭독된 장소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세워졌다고 하는데요. 1919년 당시는 을사늑약 이후 일제의 무단통치시기로 1차 독립선언서의 내용을 원본에 있던 그대로를 새겨 넣었다고 해요. 비문을 마주보고 가운데는 독립선언서의 원문이 한자로, 왼쪽에는 영어, 오른쪽에는 한국어로 새겨져 있었어요.
◆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인 ‘손병희 선생님의 동상’

▲ ‘손병희 선생님의 동상’ 앞에서 찰칵!
손병희 선생님은 민족대표 33인이자 독립운동가 중 1명이었어요. 그리고 동학의 3대 교주였으며 천도교를 만들었대요. 손병희 선생님은 다양한 종교 지도자들과 힘을 모아서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 노력하셨다고 해요. 결국 일제에 의해 체포되어 서대문형무소에 가기도 했대요.
그런데 여러분, 혹시 이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3.1운동을 이끌었던 민족대표 33인은 처음 계획과달리 탑골공원에서 기미독립선언서를 공개 낭독하지 않았다고 해요. 그 이유는 일본 경찰의 감시와 학생 및 백성들이 몰리면서 충돌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래요. 그래서 민족대표 33인은 태화관이라는 요릿집에서 손님으로 위장하고 들어가 독립선언서를 그 곳에서 발표했대요.
◆ ‘서울 원각사지 대원각사비’


▲ ‘서울 원각사지 대원각사비’ 앞에서 찰칵!
보물 3호인 ‘서울 원각사지 대원각사비’는 1465년에 지은 원각사와 1467년에 세운 원각사탑을 기념하여 성종 2년 (1471년)에 세운 석비라고 해요. 이어 세조 13년 (1467년)에 석탑이 완성되자 연등회를 열고 낙성식(건축물의 완공의 축하하는 의식)을 거행하였으며 그 전후 사전을 적은 비석을 만들게 했대요.
그 비석이 바로 사진에 있는 ‘서울 원각사지 대원각사비’이고, 거북 모양의 받침돌과 머릿돌과 하나로 이어진 몸돌등 2개의 석재로 구성되어 있다고 해요. 상부에 새겨진 두 마리의 용은 비석을 감싸듯 표현되어 있고 사이에 세로로 새겨진 ‘대원각사지비’는 조선시대 뛰어난 문장가이자 화가인 강희맹의 서체로 알려져 있대요. 비문이 많이 닳아서 현재 비석에 써져 있는 내용은 알기가 힘들지만, 당시 유명했던 다양한 신하들의 글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해요.
한양도성에서 제일 컸던 원각사는 연산군 대에 궁궐에 인접한 민가가 철거되면서 빈 절이 되었대요. 그리고 ‘서울 원각사지 대원각사비’를 보면 파 놓은 자리에 비석을 세운 것 같지만 사실은 지대가 올라와서 그렇게 보이는 것이래요. 정말 신기하죠?
◆ ‘팔각정’
▲ ‘팔각정’ 앞에서 찰칵!
1989년에는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팔각정은 1902년 고종 즉위 4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위해 군악대의 연주장소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그리고 1919년 3.1운동 당시 학생들과 백성들이 당시 이곳에서 독립선언문을 낭독한 곳이라고도 해요. 원래 팔각정 양 옆으로 동문, 서문이 대칭과 평행의 모양을 하고 있었는데 잘못 복원되어서 지금 다시 복원 중이라고 해요.
◆ ‘3.1운동 기념 부조 및 발굴출토 우물


▲ 3.1 운동 당시의 모습을 기록한 기념 부조에요. 부조는 평평한 면에 글자나 그림 따위를 도드라지게 새기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각각의 부조에는 3.1 운동의 모습이 생생하게 새겨져 있어서, 제가 당시 역사적인 현장 속에 서 있는 느낌이 들었답니다. 부조 밑에는 각각의 장면에 대한 설명이 돌로 새겨져 있었어요.
▲ 대한제국 시기에 만들어진 뒤 일제강점기까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우물은 2001년 탑골공원 재정비사업 때 발견된 것이라고 해요. 서울 4대문 안에서 민간용 우물이 발견된 사례가 드물어서 이 우물의 발굴은 의미가 있다고 해요.
◈ 마무리

▲ 원각사지 십층석탑 유리보호각 내부에서 부모님과 함께 찰칵!
지금까지 저랑 함께한 탑골공원과 원각사지 십층석탑은 어떠셨나요?
저는 그 동안 탑골공원에 가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처음 방문해서 원각사지 십층석탑을 유리보호각 안에서 직접 보고, 탑골공원에 있는 다른 유물들과 그 이야기를 듣게 되어 매우 뜻깊었어요. 교과서에서 사진으로만 봤던 역사적인 장소와 문화재들을 직접 보고 해설사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당시 상황이 생생하게 느껴졌답니다.
참고로 현재 시범 운영중인 원각사지 십층석탑 공개관람 예약은 마감되었다고 하는데요. 조만간 더 많은 시민들이 원각사지 십층석탑을 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고 하니,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가까이에서 석탑을 보시길 추천드려요. 탑골공원과 공원 내부에 있는 다른 문화재들은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으니, 따뜻한 봄날에 가족들과 함께 산책 삼아 방문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지금까지 jooha14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출처 : 본인 및 가족 촬영
자료 참고 : 해설사 선생님의 말씀, 탑골공원 문화유적 안내문,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 누리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