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3일부터 24일(토)까지 이틀 동안 서울 도심 한복판 정동에서 특별한 축제가 열렸습니다. 서울시 중구에서 시작한 행사로 올해 11번째로 개최되는 행사로 이번 주제는 ‘2025 정동야행: 정동의 빛, 미래를 수놓다’였습니다. 물론 중구에서 시작한 행사지만 서울시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문화 행사입니다.
덕수궁 옆 돌담길 입구에서부터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모두 봄날 저녁에 여러가지 행사를 즐기기 위해 나온 가족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돌담이 있는 정동길을 걸으며 야간 개방된 덕수궁과 주변 박물관, 미술관, 교회 등을 들어가보고 여러가지 역사체험을 직접 해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정동은 외교적으로나 문화적으로도 굉장히 중요한 지역입니다. 을사늑약이 체결된 덕수궁의 중명전이 있고 아관파천이 이뤄진 러시아 공관의 자리가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 나라 최초의 서양식 교육기관인 이화학당과 배재학당이 있고, 최초의 서양식 종교시설인 정동제일교회가 있는 곳이 바로 정동입니다.
고궁음악회, 역사문화체험부스, 역사강의, 플리마켓과 같은 여러 가지 행사 가운데 사전 신청없이 즉석에서 체험할 수 있는 것들로 저녁시간을 꽉 채울 수 있었습니다. 체험존에서는 한국에서 사용된 최초의 전화기 ‘덕률풍’을 통해 고종이 전하는 미션도 수행해보고, 직접 그날의 기록을 남겨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체험존을 따라 걷다보면 정동제일교회가 나오는데 평소에는 예배시간 외에 들어가보기 힘든데 정동야행 기간에는 관람객을 위해 문이 활짝 열려 있었습니다. 오래된 교회지만 잘 보존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천주교가 박해 받던 시기가 있었는데, 이렇게 대한민국에 오늘날 종교의 자유가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조선이라는 나라를 돕고자 했던 서양 선교사들의 도움이 크지 않았나 생각했습니다.
1885년에 미국인 선교사 메리 스크랜튼 부인이 의사인 아들 윌리엄 스크랜튼과 함께 조선에 발령 받아 기독교를 전파하고 교육을 통해 조선인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세운 이화학당도 개방되었습니다. 학교내에 있는 박물관은 들어가서 직접 1900년대의 교실 공간을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토발전전시관에서 정동야행의 연계행사로 열린 오페라 공연으로 마무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안중근, 명성황후, 이순신과 같은 한국의 위인들을 다룬 뮤지컬 속 노래를 들을 수 있었는데 마치 역사의 한 장면으로 들어간 느낌이었습니다.
해가 지고 반짝이는 초롱불이 걸린 정동길은 너무나 아름다웠고, 부모님과 함께 온 아이들의 모습에서 즐거움이 느껴졌습니다. 매년 열리는 행사인 만큼 내년에는 더 많은 서울 시민들이 참여하는 정동야행 행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사진 출처: 기자 본인 직접 촬영
ⓒ 전채원: 2025년 서울시 어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