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룡초 슈토 기자입니다. 오늘은 국립중앙박물관에 대해 소개합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외국인이 한국에 오면 필수로 방문하는 장소 중 하나입니다. 그만큼 한국에 대한 역사와 문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 오늘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상설전시관 1층에 대해 소개할 예정입니다.
■ 상설전시실 입구
상설전시관 1층은 구석기 시대부터 대한제국까지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입구에 들어서서 보면 오른편과 맨 끝쪽에 위치한 공간은 선사·고대관입니다. 구석기시대부터 삼국시대를 거쳐 통일신라, 발해가 공존한 남북국시대까지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왼편에 위치한 중·근세관은 고려시대부터 조선과 대한제국 시기까지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제가 방문한 날에는 구석기실, 신석기실, 청동기/고조선실, 부여/삼한실, 고구려실은 임시 휴실이었습니다. 박물관에 방문 예정인 친구들은 참고바랍니다.
고구려에 대한 전시관은 휴실이지만 중앙 통로에서 광개토대왕릉비 탁본은 볼 수 있습니다. 고구려는 서기 전 37년에 건국하여 668년까지 우리나라 북쪽에 자리 잡았던 나라입니다. 광개토대왕은 고구려의 19대 왕으로 수많은 업적을 남겼기에 대왕릉비 탁본으로도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왕릉비 탁본을 감상하고, 백제 전시실로 이동하였습니다.
■ 광개토대왕릉비 탁본
1. 백제 (삼국시대)
백제는 서기 전 18년에 건국하여 660년 멸망하기까지 삼국시대의 한 축을 담당한 나라입니다. 백제 문화는 실용적이면서도 세련된 특징을 보여줍니다. 초기에는 고구려의 영향을 받았지만 웅진 (현재 공주시)으로 도읍을 옮긴 이후에는 중국 남조와 교류하면서 부드럽고 세련된 독자적 양식을 만들어 냈습니다. 백제 사람들은 고유의 전통 위에서 개방적으로 외래문화를 받아들여 발전시켜 나갔고, 특히 이런 독자적인 문화를 만드는 데는 불교와 도교 등 종교의 역할이 컸습니다. 금과 은으로 만든 꾸미개, 산수무늬 벽돌, 큰 장식 기와, 금동대향로 등에서도 앞에서 언급한 종교의 색채 및 화려하고 세련된 문화 특징이 잘 드러납니다.
■ 꾸미개 / 산수무늬 벽돌 / 장식 기와 / 금동대향로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2. 가야 (삼국시대)
가야는 42년부터 562년까지 존재했던 나라입니다. 가야는 각 지역을 중심으로 여러 개의 작은 나라가 공존했으며, 백제와 신라 사이에 위치했기에 많은 전쟁을 치르며 성장했습니다. 철 자원이 풍부하여 철기 문화가 발달하였고, 이를 통해 주변 나라의 침략에 맞서고, 세력을 키워 나갔습니다. 가야의 특징에 맞춰 여러 전시물 중에서도 금속 제품이 눈에 많이 들어옵니다. 이른 시기부터 큰 철판을 연결해 만든 갑옷과 투구, 원통모양 그릇 받침, 금이나 옥 등으로 만든 여러 장신구들을 통해서도 금속 문화가 발달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 갑옷과 투구 / 그릇 받침 / 여러 장신구들
3. 신라 / 통일신라 (삼국시대/남북국시대)
신라는 서기 전 57년에 건국되어 935년까지 존재하였습니다. 6세기에 중앙집권 체제를 이루고, 불교를 국교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676년에는 삼국을 통일하기에 이릅니다. 오늘날 경주는 신라의 모태였던 사로국의 터전이었는데 사로국은 가까운 울산에 있던 철광산을 개발하여 고대 왕국으로 성장할 동력을 얻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4세기 때 신라의 지배자들은 무덤에 덩이쇠나 쇠괭이를 가득 껴묻어 자신들의 재력을 과시하였습니다. 그리고 신라 무덤에서는 말, 오리 같은 동물은 물론 배, 수레, 뿔잔, 집, 신발처럼 특정한 물건을 모방한 상형토기가 종종 발견되는데 이런 상형토기는 장례를 치를 때 술 같은 액체를 담아 따르는데 쓰였던 것으로 의식이 끝난 뒤 사후세계를 위해 무덤에 넣었습니다. 그래서 무덤에서 발굴된 다양한 토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철 제품 / 각종 토기류
삼국을 통일한 통일 신라에는 고구려와 백제의 불교를 받아들여 다양하고 폭넓은 불교 사상을 만들어 냈습니다. 불교를 국교로 삼고 대중적인 종교로 변모시켰으며, 다양한 불교 유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통일 신라 불상에서도 그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데 신라의 불상 양식을 기반으로 백제와 고구려의 조각 양식을 흡수하고, 당나라 양식까지 받아들이면서 독자적인 양식이 생겼고, 가장 대표적인 예가 석굴암에 있는 본존불입니다. 그리고 불교가 자리잡혔기에 불교식 장례방식인 화장이 유행하였습니다. 화장 후 유골은 뼈단지에 담았고, 땅에 묻은 보관함에 넣어 장례를 치렀습니다.
■ 불상 / 뼈단지
4. 발해 (남북국시대)
발해는 698년 건국하여 926년까지 우리나라 북쪽에 위치했던 국가입니다. 당시 주변 국가인 당, 통일신라, 일본과 활발히 교류하면서 독자적인 문화를 발전시켰고, 발해 지배층은 건국 당시부터 고구려를 계승하였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전시된 유물이 많지는 않았지만 용머리상 등 건축 유적들을 보았을 때 화려하면서 권위 있는 그 당시 발해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발해 건축 장식
5. 고려
다음은 고려입니다. 한반도의 두 번째 통일 왕조인 고려는 918년 건국하여 1392년까지 우리나라에 존재했던 국가입니다. 고려는 앞서 언급한 고대 국가와는 구별되는 중세 국가적인 면모를 보였습니다. 백성에 대한 과도한 수탈을 억제하기 위해 전시과 제도 (고려 전기의 기본적 토지 제도)를 만들고, 각지에 지방관을 지속적으로 파견하였으며 과거제를 도입하여 유교적 소양을 갖춘 관료층을 확보하였습니다. 고려는 불교뿐 아니라 유교나 도교 사상이 큰 영향을 미쳤고, 이민족에 대해서도 개방적이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다양한 문화가 병존하였습니다.
고려 전시관에서 눈에 띄는 유적은 고려 청자였습니다. 청자 유약을 발라 푸른색을 띤 아름다운 색깔을 지녔고, 그 중에서도 붓으로 그림을 그려 만든 청자는 기존 고대 국가의 토기 제품과는 다르게 굉장히 화려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고려 시대에는 아들과 딸을 구분하지 않고, 태어난 순서대로 호적에 올렸다고 합니다. 자녀들이 번갈아가며 부모들 봉양하거나 제사를 지냈고, 재산도 균등히 분배되었으며, 이혼과 재혼도 비교적 자유롭고, 여성도 호주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고려 시대에는 남녀 차별이 적어 여성 또한 당당한 삶을 살 수 있었고, 이러한 삶을 보여주는 유물도 남아 있습니다.
고려 시대에는 불교에 대한 국가적 뒷받침을 바탕으로 전국에 10대 사찰이 세워지고,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였습니다. 그래서 불교 색채를 느낄 수 있는 각종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고, 중앙 복도에는 경천사 십층석탑이 전시되어 있는데 고려에서 얼마나 화려하게 불교 문화가 꽃피웠는지 짐작 가능합니다.
■ 고려청자 / 고려 여성용 유물 / 불교 문화 유물
6. 조선 / 대한제국
조선은 1392년 건국하여 1897년까지 우리나라에 존재했던 국가입니다. 14세기 말 고려는 내적으로 왕권이 흔들리고, 외적으로는 원에서 명으로 교체되는 불안정한 상황에 처해 있었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사대부와 이성계로 대표되는 무인 세력이 1392년 조선을 세웠습니다. 조선은 숭유척불(유교를 숭상하고, 불교를 배척), 존명사대(명나라를 섬김), 중농주의(농업을 근본으로 보는 정책)를 국가 경영 원칙으로 삼고, 500여 년 존속했습니다.
조선 시대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한글이 창제된 시기이기도 합니다. 1443년 세종은 우리의 말이 중국과 다르다고 인식하여 우리에게 맞는 문자를 만들었습니다. 한글은 세계 문자 중 유일하게 만든 사람, 반포 시기, 창제 원리를 알 수 있는 유일한 글자라고 합니다. 그래서 한글로 지은 최초의 문학작품인 용비어천가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농주의를 위해 비가 내린 양을 측정하기 위한 측우기, 청계천의 물 높이를 재기 위해 만든 수표 등 농업을 위한 유물들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조선 백자는 고려 청자와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 담겨 있습니다. 순백색의 바탕에 음각, 양각, 투각 등 다양한 기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아름다운 유물들과 다르게 조선 시대에도 가난에서 자유롭지는 못했습니다. 조선 시대에는 가혹한 세금과 군역을 피하기 위해 노비가 되는 사람이 적지 않았습니다. 양반층이 부를 쌓는 동안 하층민들은 더욱 빈곤한 삶을 사는 경우가 빈번하였고, 스스로 노비로 판 사람의 손바닥이 그려진 문서를 보니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 용비어천가 / 측우기 / 조선 백자 / 노비 문서
고종은 1897년 대한제국을 선포했습니다. 1910년 일제에게 국권을 침탈 당하기 전까지 여러 가지 개혁을 시도했지만 오래 지속되지는 못하였습니다. 전시실에는 고종황제의 초상화가 있는데 황제이기 때문에 황색 곤룡포를 입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며, 근대 서양화법과 사진술의 영향으로 사실적이며 입체적인 초상화입니다. 그리고 고종황제가 사용했던 옥보와 그 당시 사용했던 도장 유물도 볼 수 있습니다.
■ 고종 초상화 / 옥보
국립중앙박물관은 고대부터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체험의 공간입니다. 제가 오늘 소개해드린 내용도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며, 기회가 된다면 직접 방문하여 시간을 가지고 둘러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됐다는 자부심으로 오늘 기사를 마무리합니다.
이상 구룡초 슈토 기자입니다. 모두들 즐거운 하루 되세요.
※ 방문 정보
- 주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서빙고로 137
- 관람시간 : 10시~18시 (월/화/목/금/일), 10시~21시 (수/토)
- 이용요금 : 무료
※ 사진 출처 : 본인/가족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