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 혹시‘병인양요'라는 사건을 알고 계시나요? 흥선대원군이 천주교를 박해하던 시절 프랑스 선교사 7명이 죽임을 당한 ‘병인박해’의 앙갚음으로 프랑스가 1866년 10월 조선을 침략한 사건이었지요. 근대식 무기로 무장한 프랑스를 양헌수의 뛰어난 전략으로 조선이 격퇴하게 되는데요. 프랑스 군인들은 한 달 동안 강화도에 머무르면서 강화도 외규장각에 보관되어 있었던 의궤와 많은 문화재를 약탈해 갔습니다. 1975년 박병선 박사님이 파리 국립도서관에서 이 의궤를 찾아 내셨고, 한국 정부가 그 이후로 끊임없이 반환 요청을 했었는데요 그 꿈이 드디어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이 의궤들이 2011년 145년 만에 우리나라로 돌아온 것이지요.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에 집에 돌아온 보물, 의궤들을 위한 의궤실이 2층에 생겼습니다. 김도윤 기자가 보물들을 찾아서 지난주에 다녀왔습니다. 지금부터 정말 멋진 의궤관에 대해서 알려드릴게요.
국립중앙박물관 의궤실 앞에서 찍은 사진
‘외규장각 의궤실’이라는 방이 새로 생긴 것을 보니, 감동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전용 전시실을 본 것은 사유의 방 이후로 처음이었거든요.
의궤실 입구에 적힌 이 글을 보니, 백성을 위한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왕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외규장각 의궤실은 들어가자마자 모든 외규장각 의궤들의 모습을 재현한 모형들이 걸려 있었습니다. 그 수가 엄청 많아서 족히 50개는 넘을 것 같더라고요. 양 옆을 가득 채운 의궤 사이를 지나가니, 제가 꼭 왕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의궤실로 들어가는 길
설명에 따르면, 의궤는 국가나 왕실의 중요한 행사를 치른 과정을 후대가 알 수 있도록 자세하게 기록한 책이라고 합니다. 이 책들은 표지가 귀한 비단으로 이루어져 있고, 의궤 중 가장 귀한 임금이 보기 위한 ‘어람’을 외규장각에 보관했다고 합니다. 비단색이 너무 신비롭지 않나요?
제가 처음 본 의궤는 숙종과 인현왕후의 결혼 행차를 그림으로 기록한 부분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그림은 평균 8미터나 된다고 합니다. 정말 길지 않나요? 행차가 얼마나 길었는지 짐작이 가는 행차입니다.
그림뿐만 아니라 설명도 자세하게 적혀 있어요.
이제‘어람'이 전시된 곳을 알려드리겠습니다.‘가장 귀한 책’이라는 이름의 전시로 전시실 안쪽 방에 있었습니다. 외규장각 의궤 중 297권부터 291권은 어람이라고 합니다. 이 어람들은 왕실의 중요한 행사 등을 기록한 의궤들입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이 어람들은 외규장각에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어람 사진
좀 더 무게감 있게 느껴지지 않나요? 내지를 고정하기 위해 황동으로 만든 변철에 고리인 ‘원환’을 붙이다니, 무게가 엄청났나 봅니다.
어람 특징 설명 사진
하지만 병인양요 이후 외규장각도 프랑스에 보관되어 있으면서 많은 고초를 겪었습니다. 왜냐하면 어람에는 책의 즉 책표지를 초록 비단으로 감싸서 표지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병인양요 때 147권이나 되는 어람이 프랑스로 들어가서 100년 동안 있다 보니, 어람의 비단이 상해 가지고, 비단들은 프랑스의 현대 직물로 바뀌게 됩니다. 실제로 비단 위에 분류번호 스티커가 있다고 합니다.
진짜 보이시지요? ‘COREEN 2667’이라는 스티커가 붙어있는 것을 말이지요.
숙종의 국장을 기록한 그림 사진
하지만 외규장각의 내용들은 보존되어 있어서, 숙종의 국장 기록 같은 기록들은 아직도 볼 수 있습니다. 보이시죠? 숙종의 가마가 한 페이지를 대부분 차지할 정도의 엄청난 크기를 기록에서 자랑하고 있습니다. 족히 50명은 저 가마를 메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가마는 계속 수시로 일꾼을 바꾸어서 탔다고 합니다.
미니북
의궤 미니북을 올리면 홀로그램이 나타나요.
이 미니북들은 몇 개의 의궤들의 주 내용을 작은 책으로 만든 것입니다. 이 미니북을 저 큰 판에 올려놓으면, 평범한 백지 책에 홀로그램으로 나옵니다. 저는 효종의 장례식 기록을 봤는데, 이 기록에서는 효종 다음의 왕 현종은 나랏일 때문에 며칠만 장례식에 참석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제가 의궤를 넘기면서 읽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초록 비단 어람 홀로그램
스크린 패널에 사용되었던 도구들을 알아볼 수 있어요.
패널에서 의궤 그림들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아요.
국립중앙박물관에 가신다면, 병인양요의 아픔을 겪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 보물을 만날 수 있는 의궤실을 꼭 방문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김도윤 기자(윤중초6)
사진 출처: 가족과 직접 촬영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