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되니 몇 년 전 만난 학생이 떠오릅니다. 첫 체육시간에 유독 줄을 안
맞추고 느리게 움직이는 학생을 보고 호통을 쳤습니다. 그랬더니 “저는 잘못한 것
이 없는데요. 왜 다시 해야 합니까?”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나머지 학생들은 눈치
를 보며 조용해집니다. 자, 그 후로 어떤 1년이 펼쳐졌을까요?
그 친구는 사회성이 조금 늦게 발달해 자기 마음이 앞서는 친구였습니다. 그래
서 친구와 다툼이 끊이질 않았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서로 노력하다보니 처음
보다 많이 좋아졌습니다. 학년을 마치고 헤어지는 날 “선생님 감사합니다. 저를
잊으면 안 돼요.”라는 편지를 제게 건넸습니다. 첫 모습도 중요하지만 노력하는
모습은 정말 대견하답니다. 새 학년, 걱정할 필요 없어요. 계획과 포부를 펼치다
보면 후회 없는 한 해가 될 테니까요.
이용창(석촌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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