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7배 크기의 플라스틱 섬이라니!
서울의 큰 나무인 ‘어린이’ 안녕, 환경운동가 최열 아저씨야. 올 4월 재활용품 수거 대란을 기억하지? 주택가에서 버린 재활용품을 국내 재활용업체가 거둬가지 않아서 벌어진 일이야. 하지만 한국 쓰레기 대란이 영화 ‘플라스틱 차이나’에서 비롯됐다는 건 잘 모를 거야.
지난해 환경재단이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한 서울환경영화제에서 ‘플라스틱 차이나’가 대상을 차지했어. 중국의 어두운 면을 다뤄 당시 중국에서는 상영을 금지했다고 해.
그런데 이 영화가 영화제와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자 결국 중국 당국이 폐자재 수입을 중단하게 된 거야. 전 세계 폐플라스틱과 폐비닐의 절반 이상을 수입하던 중국의 수입 중단으로 한국은 물론 세계 곳곳이 플라스틱 쓰레기 몸살을 겪은 것이지.
떼죽음 당한 새 ‘알바트로스’의 배에 일회용 라이터와 플라스틱 병뚜껑이 잔뜩 들어 있는 사진이나 코에 플라스틱 빨대가 박혀 고통스러워하는 거북이의 영상을 본 적 있지?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 때문에 북태평양에 한반도 7배 크기의 플라스틱 쓰레기 섬이 생겼다고 해.
만드는 데 5초 분해되는 데 500년
올해는 플라스틱이 세상에 태어난 지 꼭 150년이 되는 해야. 1868년 당구공 재료로 합성한 셀룰로이드가 최초의 플라스틱이라고 해. 역사는 짧지만 플라스틱은 거의 모든 제품에 사용되는 만능 소재가 되었어. 어느 작가가 플라스틱에 몸을 닿지 않고 하루를 사는 실험을 했는데 10초 만에 화장실 변기 앞에서 끝나 버렸대. 그래서 플라스틱을 ‘조물주가 빠뜨린 유일한 창조물’이라고도 한단다.
플라스틱 없이 사는 게 불가능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플라스틱은 만드는 데 5초, 사용하는 데 5분, 분해되는 데 500년이 걸린다고 해. 가능한 한 안 만들고, 안 쓰는 것이 좋겠지?
1회용 플라스틱 없는 서울
이제 세계 각 나라가 플라스틱 쓰레기의 심각성을 깨닫기 시작했어. 플라스틱 용기 보증금을 받아 재활용률을 높이고, 플라스틱 빨대나 비닐봉투 사용을 금지하는 나라도 생기고 있지. 서울시도 2022년까지 플라스틱 사용을 절반으로 줄이고 재활용률을 70%로 높인다는 ‘1회용 플라스틱 없는 서울’에 도전한다고 해.
대한민국은 쓰레기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경험이 있는 나라야. 다른 나라에서는 10년도 더 걸리는 쓰레기 종량제와 분리배출 제도를 시행해 단기간에 자리 잡게 했으니까. 미래의 큰 나무인 어린이가 나서면 ‘1회용 플라스틱 없는 서울’은 머지않아 현실이 될 거야.
글 최열(환경재단 이사장)